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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서 자라 서울대 합격 ... 역사교사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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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21:35:35

 

 
▲ 홍익보육원생 김형효(18)군.

서울대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됐다. 지난 21일 수시합격자 발표날이었다. 합격자 확인을 위해 홈페이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 중에 도내 한 보육원에서 자란 김형효(18.오현고 3년)군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확인을 못해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김군의 담임교사였다.

“지금까지 들었던 선생님의 목소리 중에서도 가장 환하고 들뜬 목소리였어요.”

서울대 수시합격이었다. “형효야, 수고했다”는 말에 그만 눈물이 쏟아질뻔 했다.

김군은 미혼모 가정에서 자라다 4살 무렵 홍익보육원에 맡겨졌다. 생계 문제였다. 이후 줄곧 보육원에서 자랐다. 

김군은 어린시절부터 특별히 공부를 잘했던 것은 아니다. 말그대로 그런저런 성적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런저런 성적은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아니, 오히려 성적은 더 떨어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달랐다.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성적이 좋진 않았어요. 40~50점대의 점수를 받기 일쑤였죠.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점수를 받았어요. 수학·과학 과목에서 70점을 받았죠.”

뿐만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균 80점대의 성적이었다. 이 때부터 김군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공부에 대한 흥미로 이어졌다.

그렇게 공부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을 때 큰 도움을 준 이가 고봉운 홍익보육원 원장이었다.

“2학년으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수학의 기본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어요. 1학년 과정부터 다시 시작했죠. 영어는 회화를 위주로 흥미있게 가르쳐 주셨죠. 영어권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따라하게 하는 등 공부에 빠져들게 만들어주셨어요.”

고 원장은 김군이 책을 읽을 때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책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파고들게 만들었다. 단순한 암기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 것이다. 공부에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김군은 그 중에서도 특히 역사에 재미를 느꼈다. 역사적 사건들의 흐름이 다가왔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역사를 더 공부하면서 역사적 사건들에 재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사건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에 관심이 생겼죠. ‘역사적 사건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EBS 강의도 김군이 역사에 흥미를 갖는데 한몫했다. 물론 EBS 강사진도 주목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양한 소재를 갖고  재미있게 가르쳤어요. 그 강의를 보면서 나도 역사를 저렇게 재미있게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역사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의 출발점이었다. 그 소망을 위한 발판으로 김군은 서울대를 택했다.

   
 

“예전에 ‘역사학의 성과와 역사학의 방향’이라는 학술서를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 서울대 교수님의 글이 있었어요. 그 글을 읽으며 ‘역사의 다양한 가치를 어떻게 하면 더욱 잘 공유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죠. 또 그 글을 읽으며 서울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주변의 권유도 있었다. 사실 김군은 서울대에 합격하기 전에 고려대 합격 통지를 받았다. 고려대 합격만으로도 충분히 기쁜일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김군 자신도 ‘우리나라 최고 학부’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어요. 저소득 및 농어촌에서 1명을 뽑는데 7명이 지원했죠. 뽑힌 1명도 합격이 확실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면접이 관건이었다. ‘서울대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4차 산업시대의 역사학의 역할’같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쩔쩔 맸지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애썼다.

김군은 고교 생활에서도 늘 착실하다는 평을 들었다. 김군의 담임임 고영규 교사는 "자기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다른 친구들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스터디 그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발표준비 등 수업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죠. 준비를 착실히 하는 만큼 당연히 결과도 좋았습니다. 교내 논술대회는 물론 수학경시대회에서도 높은 성과를 기록했죠”라고 말했다.

“공부만이 아니라 다른 교내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많은 행사에서 관계자로 참여해 행사를 이끌어갔어요. 뭐든 착실하고 적극적인 학생이었죠.”

역사교사가 꿈인 김군에게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물어봤다. 김군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역사를 더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고 되받았다.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가르쳐주고 싶어요. 저는 특히 서아시아와 오세아니아사 등 세계의 다양한 역사에 흥미가 많아요. 아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역사만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세계 변방의 역사까지 다양하게 가르쳐주고 싶어요.”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출발선에 선 김군이 꾸는 꿈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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