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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어른이 돼야 하는 ‘열여덟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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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10:36:02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와 자립정착금 500만원으로 자립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빨리 어른이 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우리는 ‘열여덟 어른’입니다.”

위의 문구는 아름다운재단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 캠페인의 일부분이다. 언뜻 보기에 ‘열여덟’과 ‘어른’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만 18세 이상의 청소년들은 법적으로는 성인이라 하더라도 사회인으로 정착하기 전까지 부모의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호종료아동의 경우는 다르다. 그들에게 ‘열여덟 어른’이라는 말은 그들이 처한 혹독한 현실이다.

보호종료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과 같은 보호 양육 시설에서 나와 지자체에서 지급한 500만원을 받고 ‘어른’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매년 세상에 나오는 열여덟 어른은 2600여명이다. 하지만 500만원의 지원금은 오랜 기간 학업 경험뿐인 그들이 의식주를 모두 해결하며 살아가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지원금을 노린 사기와 같은 범죄에 노출되어 그마저도 잃기 쉽다. 이러한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곧장 그들이 ‘어른’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만다.

비슷한 또래인 나와는 달리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야 하는 보호종료아동들이 마주한 현실의 어려움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보호종료아동들에 더욱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현재 재학 중인 서울국제학교 고등학생 친구 및 후배들과 함께 나누었고, 그 결과 보호종료아동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리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봉사모임 ‘에이틴(eighteen)’을 결성하였다. 우리는 플리마켓을 통한 수익금으로 취업에 도움 될 만한 ‘운전면허 자격 취득’을 위한 비용을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전달하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열여덟 어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도모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에이틴’ 봉사 활동 중 보호종료아동 출신의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와 만나게 되었다. 이 만남을 통해 보호종료아동 지원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확인하였는데, 여러 문제 가운데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적 지원이 보호종료아동의 진정한 자립을 위한 취업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보호종료를 앞두고 있거나, 보호종료에 따라 사회로 나오게 된 아동들을 위한 정서적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이 만남을 계기로 보호종료아동들을 위한 자립지원책의 문제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다. 확인해보니 생활을 제외한 주거, 교육, 취업 지원의 경우에는 보호조치를 했던 지자체가 아닌 대학, 민간 등에 의해 산발적이고 불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립 지원으로부터 소외되는 보호종료아동들도 있었다. 한마디로 현재의 제도적 자립 지원은 보호종료아동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지 않고, 그저 잡은 물고기를 주고만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자립 지원을 모색하기에 앞서,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국가의 역할일 것이다. 국가는 법적 부모가 아동의 양육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 사회적 부모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아동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적 부모 또는 사회적 부모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여 책임감을 갖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는 사회적 부모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보호종료아동들을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여, 소외되는 아동 없이 그들 모두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보호종료아동의 지원 제도는 크게 경제적 자립 지원, 정서적 지원이라는 두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먼저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해서는 자립지원금의 형태가 아니라 취업을 위해 필요한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보호종료청소년 자립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보호종료아동들의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이기 때문에 2/3년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들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일자리를 구해 자립하여 살아갈 역량을 갖출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진로 상담 교육에서부터 대학 교육 지원, 자격증 취득 비용 지원, 직업 교육 지원 등의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기초 경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관념이 명확히 세워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보조금만 지원한다고 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기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일 뿐이다. 보호종료아동들의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해서는 기초 금융 지식과 자산 관리 교육 등의 경제 교육을 취업 지원과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청소년이 성장하여 사회인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내면적, 사회적 갈등에 대한 정서적인 지원들 역시 경제적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청소년 상담심리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보호아동의 상담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보호시설이라는 울타리에서 갑자기 나가게 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고립감과 우울감을 겪는 것이다. 가까운 어른 보호자가 없는 보호종료아동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그들의 안정적인 정서적 자립을 위해서 꾸준한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육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영화 등의 매체에서는 사회 부적응자, 범죄자의 이미지를 보육원 출신이라는 배경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사회에 나와 보육원에서 자란 사실을 알릴 경우 친구, 직장 및 기타 사회관계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보호종료아동들의 정서적 자립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 구성원인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할 때 진정한 의미의 정서적 자립 지원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열여덟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어려움은 더 이상 그들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그들의 어려움은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지고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건강한 사회는 건강한 구성원들이 모였을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호종료아동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제적, 정서적 제도적 지원과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서울국제학교 (Seoul International School) 12학년 전윤하

ch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906851&code=6112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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