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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언제 와요?” 아이의 물음에 언제쯤 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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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5 11:17:05
#아이가 자라는 것은 축복이다. ‘뒤집기’에 성공했을 때, 혼자서 한 발짝 내디뎠을 때, 처음으로 ‘엄마’를 부를 때 부모는 환호한다. 아이의 성장을 마냥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곳도 있다. 국내입양 전문기관인 ‘성가정입양원’에서는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우려가 앞선다. 아이가 자랄수록 입양의 문은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입양 아동의 수는 8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입양의 문은 여전히 좁다. 만 1세 이상의 입양 대기 아동을 뜻하는 ‘연장아’의 경우 입양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19일 서울 성북구 성가정입양원에서 윤미숙 성가정입양원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성가정입양원에서는 지난달 27일 출생한 신생아부터 만 3세를 넘긴 아이까지 총 24명이 생활하고 있다. 

윤 원장의 ‘아픈 손가락’은 돌을 넘긴 연장아들이다. 입양원 내 연장아 중 여자아이는 1명, 남자아이는 9명이다. 윤 원장은 “입양을 원하는 부모들은 대부분 ‘건강하고 어리고 예쁜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며 “‘남자아이는 키우기 까다롭다’는 오해 등으로 입양이 힘들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말을 시작한 아이들이 ‘수녀님, 나는 엄마·아빠 언제 와요?’라고 할 때마다 대답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해가 지날 수록 입양은 ‘바늘구멍’을 닮아가고 있다. 입양 아동의 수는 지난 2010년 2475명에서 지난 2017년 863명으로 감소했다. 입양기관연보에 따르면 입양신청 부모는 지난 2014년 991명에서 지난해 558명으로 줄었다. 이는 출산율 저하와 입양 대기 아동의 감소, 아이를 원하지 않는 ‘딩크족’의 증가와 맞물린 현상이기도 하다. 연장아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연장아 입양은 흔히 신생아 입양보다 어려운 일로 여겨진다. 애착 형성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장아의 경우, 입양 부모와의 ‘선보기’ 후 애착 형성에 서너 달이 소요된다. 입양 이후에도 아이가 떼를 쓰거나 관심을 갈구하는 상황이 벌이지기도 한다. 일부 입양 부모들은 진통을 견디지 못하고 아이를 입양기관으로 돌려보낸다. 돌아온 아이는 상담치료 등을 통해 다친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 윤 원장은 “연장아 입양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입양 부모의 꾸준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양 초기 아이가 말썽을 부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태어나 처음으로 ‘내 편’이 생긴 것이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떼도 부리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고생한 만큼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기쁨도 크다”며 “지난 추석에 연장아를 입양한 가족이 찾아와 ‘힘들었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 아이가 가족을 믿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장아들이 무한정 입양원에 머물 수는 없다. 입양원에서는 최소 36개월까지 아동을 보호한 후, 다른 기관으로 전원시킨다. 입양원 내에서는 해당 연령대에 맞는 발달을 돕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만 3세가 넘은 아이를 보육원 등 다른 기관으로 보낼 때 “심장이 너덜너덜해진다”고 표현했다. 그는 “입양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엉엉 우는 아이들을 보육원에 억지로 떼어놓고 와야 한다”며 “함께 아이를 보내러 갔던 보육교사는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내내 울었다”고 이야기했다. 

 

더 많은 연장아가 가족의 품에 안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윤 원장은 현재 경직된 입양 문화의 개선을 첫 번째로 꼽았다. 한부모가정과 입양가정,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재혼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존중받는 사회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봤다. 입양에 대한 인식 부족과 외면 속에서 아이들은 해외에서 가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매년 300명가량의 아동이 국내에서 입양되지 못하고 해외로 떠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입양아동 수의 44.5%(303명)에 달했다. 윤 원장은 “해외로 떠나게 된 아이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나라 아이들을 우리 국민이 품어야 하는 당위성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윤 원장은 “입양은 자선이 아닌 가족이 되는 한 가지 방법”이라며 “특히 연장아의 경우 입양 부모의 눈높이가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상권 보호 등을 위해 입양원 아이들의 모든 사진은 뒷모습이거나 모자이크일 수밖에 없다”며 “진심으로 생명을 사랑하는 분들이 입양원, 보육원에서 가족을 찾길 바란다. 아이의 웃는 얼굴을 가족앨범에 채워달라”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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